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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칼가는게 힘드시죠” 이번엔 칼날연마기 개발한 통일종합A/S센타 이문섭 대표2026-01-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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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숫돌로 순식간에 칼갈아주는 기계 개발

-“칼가는 시간 10분의 1이하로 줄어”

-”적당한 각도로 칼을 세팅해 앞뒤로 한번씩 지나가게 하면 끝“

-정육점·횟집· 단체급식소 등 자영업자 시장 겨냥

-‘그라인딩 휴먼터치’연마기, ‘레이드 휴먼터치’선반에 이어 세 번째 신제품

-신제품 개발로 꾸준히 성장…작년말 공장 확장 이전

-“어떻게 하면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이디어 샘솟아”

-“공작기계에 자동화 컨트롤러 부착해 베트남·인도·일본 시장 개척할 것”

-“ 아들과 딸이 의욕적으로 개발과 영업업무 배우고 있어 든든”


 칼 갈아요.가위 갈아요.”


 골목으로 칼가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면 동네 아주머니들이 칼을 들고 우르르 몰려 나오던 때가 있었다. 아무리 좋은 칼도 오래쓰면 무뎌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칼을 잘 가는 일은 쉽지 않다. 지금도 정육점이나 횟집 단체급식소 등 칼을 많이 쓰는 곳에선 저녁 일과후 칼 가는 일이 보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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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래동 소재 통일종합A/S센타의 이문섭 대표가 

새로 개발한 칼날연마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낙훈 기자


 지난 19일 만난 서울 문래동 소재 통일종합A/S센타의 이문섭 대표(60)는 “최근 다이아몬드 숫돌을 소재로 쉽게 칼을 갈아주는 ‘칼날연마기(knife grind machine)’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정육점의 경우 칼을 총 6자루 쓴다면 매일 저녁 자루당 10분씩 총 60분을 들여 숫돌에 갈아야 했는데 우리 칼날연마기를 사용할 경우 칼가는 시간이 10분의 1이하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칼가는 사람의 명맥이 끊기고 있어 이들에게 의뢰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이번에 개발한 칼날연마기는 △고급 다이아몬드 숫돌을 사용하고 △회전원반의 속도 조절기능이 있는데다 △연마길이와 거리를 조절할 수 있고 △4단계 각도조절시스템이 부착돼 있다. 그는 ”적당한 각도로 칼을 세팅해 앞면 한번, 뒷면 한번 지나가게 하면 무딘 칼날이 순식간에 날카로운 칼날로 재탄생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이디어맨이다. 그는 서울 문래동 금속가공업체들이 전반적으로 경기침체를 겪고 있지만 지난 달(2025년 12월) 공장을 확장 이전했다. 문래동 4가의 130평규모 공장에서 문래동 3가의 200평규모 공장으로 이전했다. 이 정도면 대개 50평이하 공장에서 일하는 소공인들이 몰려 있는 문래동에선 제법 큰 규모다. 12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영등포초등학교 맞은 편이다.


 이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신제품을 잇따라 개발한 덕분이다. 칠갑산으로 유명한 충남 청양이 고향인 그는 천안공고를 나와 23세인 1988년 공작기계업체인 통일기계에 입사했다. 이후 27세 되던 1992년 독립해 영등포시장 뒤쪽에서 공작기계 유지보수와 부품공급 사업을 시작했다. 2014년 문래동으로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 사업을 추가했다. 중고기계 판매, 세라믹 연마, 신제품 개발 등이다. 공작기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다각화를 시도한 것이다. 그는 수동 공작기계를 간단하게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몰두했다. 기계동작원리부터 부품의 특성, 자동화를 위한 기술 등을 연구했다.


 그는 ”심지어 월급쟁이 초년병 시절에도 어떻게 하면 제품을 개선하고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지 노트 한권에 가득 메모하기도 했다“며 ”지금도 그 노트를 갖고 있다“고 회고했다.


 이런 호기심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원통연마기의 성능을 높여주는 터치패널 방식 컨트롤러를 2017년 개발했다. 첫번째 개발품이다. ‘그라인딩 휴먼터치’라는 이름의 원통연마기는 선반으로 가공된 금속·세라믹 등 원통형 제품의 표면을 정밀하게 가공하는 기계다. 그는 “금속가공 분야에서 가장 낙후돼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원통연마기”라며 “당시 국내 소기업이 사용하는 원통연마기의 90% 이상이 수동형이었는데 이를 편리하게 다룰 수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개발품은 범용선반에 간단히 부착해 자동화할 수 있는 ‘레이드 휴먼터치’다. 수년전 개발했다. 센서와 수치제어 알고리즘을 적용한 이 장치를 범용선반에 부착하면 1명의 작업자가 동시에 최대 10대까지 작동할 수 있다. 생산성이 대폭 올라간다. 이 사장은 “ CNC선반을 능숙하게 돌리려면 숙련된 전문가가 필요하지만 이 설비는 초보자도 2~3시간 정도 교육을 받으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가 이번에 선보인 칼날연마기다. 그는 “어떻게 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보면 아이디어가 샘솟는다”고 말했다.


 40년 가까운 현장경험은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다. 그는 “앞으로 공작기계에 이를 자동화할 수 있는 컨트롤러를 직접 개발 부착한 자동화기계로 베트남·인도·일본 시장을 개척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틈나는대로 이들 지역에서 열리는 공작기계전시회에 가본다.


 중소제조업체 창업자의 2세들은 기업승계를 위한 경영수업을 받는 것을 기피하는 일이 종종 있다. 일이 힘들고 작업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아들과 딸은 의욕적으로 개발과 영업 등 회사일을 배우고 있다. 이 대표가 든든한 까닭이다.


김낙훈 중견·중소기업전문기자 salzburg77@oknews.news

출처 : 오케이뉴스(https://www.oknews.news)